필리핀서 수감 중 SNS로 강도 지휘한 주모자 일당, 일본으로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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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찰이 필리핀서 수감 중 SNS로 사기 및 강도 범죄 조직한 혐의를 받는 일본인 남성 4명을 체포했다. 현재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건이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노인을 대상으로 사기 및 절도 행각을 벌이며 수십억엔을 챙겼다고 한다.
필리핀 수용소에 수감 중이었던 이들은 온라인으로 일본 내 공범을 모집한 뒤 범행을 지시했다.
이중 주모자로 알려진 남성은 유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이름을 따 ‘루피’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번 주 초 필리핀 당국은 이들 중 이마무라 기요토, 후지타 도시야 등 2명을 먼저 일본으로 강제 추방했다.
이후 지난 8일 밤 와타나베 유키, 고지마 도모노부 등 나머지 2명이 일본에 도착해 현지 당국에 넘겨졌다.
이들 4명은 지난 2019년 말부터 사기 범죄 연루 혐의로 필리핀서 체포된 일본인 수십 명 중 일부다.
‘매우 뒤틀린 시나리오’
2021년 여름 처음 연쇄 범죄가 시작된 이후 줄곧 일본 당국은 이들 일당을 추적해왔다.
지난달 수도 도쿄에서 90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도 살해 등 14개 현에 걸친 범죄 50여 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주모자 4명은 필리핀서 수감 중 범죄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먼저 휴대전화를 이용해 SNS에 접속, 고액 보수를 내걸며 마치 수수께끼 같은 “어둠의 아르바이트” 광고를 내걸었다. 이후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을 통해 모집한 공범들에게 범행 지시를 내렸다.
현지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공범들은 경찰이나 일본 금융청 직원으로 가장한 뒤 피해자들에게 계좌가 해킹당했다는 식으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피해자의 집을 방문해 현금 인출 카드를 훔쳐 모든 돈을 인출했다.
해당 사건의 주모자는 텔레그램에서 사용한 이름인 ‘루피’로만 알려져 있었다.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등장하는 ‘몽키 D. 루피’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일본 및 필리핀 언론이 수용소의 소식통을 인용해 와타나베를 '루피'로 지목했으나, 필리핀 당국은 확인을 거부했다.
한편 와타나베와 고지마는 필리핀 동거인이 제기한 가정 폭력 사건으로 인해 일본으로의 추방이 며칠간 연기된 상태였으나, 이번 주 초 마닐라 법원이 해당 고소를 기각했다.
헤수스 크리스핀 레물라 필리핀 법무장관은 해당 고소에 대해 이들의 추방을 막고 일본 경찰을 방해하는 의도로 조작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법에 따르면 미결수는 외국 국적일지라도 출국할 수 없기 때문이다.
레물라 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이제 이들 일당이 빠져나갈 구석은 없다”면서 “매우 뒤틀린 시나리오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레물라 장관에 따르면 필리핀 당국은 용의자들로부터 휴대전화 24대를 압수해 일본 당국에 증거품으로 건넸다고 한다.
한편 수감 중이던 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해 강도, 납치, 마약 거래 등을 지휘했다는 점에서 필리핀 수용소 내 보안 허점이 지적됐다.
이번 ‘루피’ 사건 이전에도 필리핀에선 일부 재소자들이 감방에 자쿠지 욕조, 성인용품, 메타암페타민(필로폰), 고출력 총기 등을 두고 생활했을 뿐만 아니라, 납치 조직의 우두머리가 감방에 녹음실까지 차려 앨범을 녹음하고 유튜브에 뮤직비디오를 올렸다는 사실이 발각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레물라 장관은 감옥 시스템이 부패한 탓이라고 설명하면서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용의자들이 마저 추방된 이번 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일본을 공식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레물라 장관은 비록 일본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진 않았으나, 필리핀은 초국가적 범죄에 맞서 싸우는 데 있어 이웃 국가들과 협력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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